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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입장에서 본 공교육 붕괴 현실

by bajo-info 2025.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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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의 붕괴는 더 이상 낯선 이야기가 아닙니다. 특히 교사의 입장에서 보면, 단순히 제도적 한계나 학생의 태도 문제가 아닌, 구조적으로 누적된 교육 정책의 실패와 사회적 기대의 괴리가 본질적인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본 글에서는 교사의 시선으로 본 공교육의 붕괴 현실을 교권 약화, 행정업무 과중, 사교육 의존를 중심으로 심도 있게 다뤄보겠습니다.

 

 

한국 공교육에 대한 만족도 조사결과
공교육에 대한 평가 결과

교권 약화와 교실 붕괴

교권은 더 이상 교사만의 권한이나 위신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학생의 인권과 교사의 권한 사이 균형을 제대로 잡지 못한 결과, 교실은 갈수록 무기력한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수년간 교사 폭행, 교사에 대한 무리한 민원 제기, 그리고 교사의 자살 사건까지 발생하며 교권 붕괴는 사회 문제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많은 교사들이 수업 시간에 학생을 통제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수업보다 민원 대응에 더 많은 시간을 쓰는 일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교사의 조치가 징계로 이어지거나 교육청에서 불이익으로 돌아오는 구조는 교사들로 하여금 자율성과 창의성을 잃게 만듭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진정한 의미의 교육이 이뤄지기 어렵습니다.

 

교권이 약화된 상태에서의 수업은 단지 시간을 채우는 형식적인 절차일 뿐, 교육의 본질적 목적인 인격 형성, 지식 전달, 사회성 함양은 뒷전이 되기 쉽습니다. 교실이 무너진 곳에서는 교육이 설 자리를 잃고, 이는 곧 공교육의 붕괴로 직결됩니다.

행정업무 과중으로 인한 교육 품질 저하

공교육 현장에서는 ‘교사=행정직원’이라는 자조적인 농담이 돌고 있습니다. 수업 외에도 각종 계획서, 보고서, 행정 자료 작성 등으로 교사들의 본업인 ‘교육’에 집중할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공문 처리, 평가 계획 작성, 회의 참여, 보조 사업 운영 등으로 인해 하루 중 상당 시간을 컴퓨터 앞에서 보내야 하는 실정입니다.

 

이는 단지 시간문제에 그치지 않습니다. 수업 준비 시간 부족으로 인해 수업의 질이 하락하고, 학생과의 상담 및 지도 시간이 축소되면서 교사-학생 간의 유대 관계 형성도 어려워집니다. 특히 신규 교사나 경력이 짧은 교사들의 경우, 행정에 대한 부담은 더 크고, 그만큼 소진감도 심각해집니다.

 

또한 교육청과 학교 간의 수직적 명령체계 속에서 교사는 일방적인 업무 지시를 받아야 하고, 이를 수행하지 못할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압박을 받습니다. 이처럼 교육보다 행정이 우선시 되는 구조는 교사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장기적으로는 교육 품질의 심각한 저하로 이어집니다.

사교육 의존 심화와 공교육의 무력화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공교육을 ‘보조 수단’으로 여기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주요 과목은 대부분 사교육에서 선행 학습이 이루어지고, 공교육 수업은 복습이나 과제 수행 시간으로 전락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교사 입장에서도 매우 큰 딜레마로 작용합니다.

 

아무리 열심히 수업을 준비하고 새로운 교수법을 적용해도, 학생과 학부모는 이미 사교육에서 학습을 마쳤거나, 학교 수업 자체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는 교사에게 허탈감과 무력감을 안기며, 점차 수업의 질도 영향을 받게 됩니다. 또한 사교육에 의존하는 사회 분위기는 교육의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가정의 경제력에 따라 교육 기회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으며, 이는 공교육이 지향해야 할 ‘기회의 평등’이라는 가치와 정면으로 충돌합니다. 공교육이 이러한 역할을 더 이상 하지 못하게 되면, 결국 교육 자체가 사회적 분열을 초래하는 도구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공교육 붕괴는 단순한 제도적 문제가 아닌,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의 신뢰와 기대가 무너진 결과입니다. 교사의 시각에서 볼 때, 교권 회복, 행정 간소화, 사교육 대체력이 있는 공교육 강화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교육의 본질을 되살리기 위한 논의와 실천이 지금 당장 필요합니다. 우리 사회가 더 이상 교육을 소모품처럼 여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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